이제는 생활과 밀접해진, 우버, 그리고 우버잇츠, 공유경제, 누구나 오너가 되는 시대. 배달 프리랜서.
이는 개인적인 경험으로서, 코로나 이전의 경험이므로, 이 아저씨는 그랬구나...정도로 생각하면된다.
사진의 자전거는 60불 짜리이다. 이제는 사라지고 없지만, 한때 나의 강력한 애마였다. 모터도 없이 무동력 자전거하나로-엄복동정도는 그냥 재껴버릴-맨해튼을 헤집고 다녔다. 한겨울 폭설이 내릴땐 자전거를 들쳐매고 다녔고, 비가올때에도, 수없이 내달리다 택시와 부딪히고...아무튼 정들었던 자전거를 이제는 타지 않는다. 다시 하라고 하면, 결코 다시 할수없는 우버 잇츠 음식딜리버리 이야기썰이다. 맨해튼-브룩클린 사이를 오고가며, 1년반정도를 한것같다. 3일에 한번꼴로 타이어를 교체하였다. 아는 것이 없어서, 역시나 맨땅에 헤딩하듯 시행착오를 반복하였다. 맨해튼에서 얇은 타이어로, 무동력자전거로, 배달을 하는 무식한(?) 놈은 나밖에 없었다. 혹시나 지금이라도 뉴욕에서 배달일을 하고자 한다면, 모터달린자전거나 요즘 잘나오는 동력전동제품을 이용하기 바란다. 되도록이면 2인 1조로 자가용을 이용하기 바란다. 티켓먹고 벌금내지말구.
맨해튼 미드타운서쪽에 우버잇츠 지사가 있다. 뉴욕에 서비스하기 시작하고, 3~4개월 후에 나도 우버 메신저가 되었다.
2년전인지, 3년전인지 가물가물하다. 아이폰을 들고 60불짜리 자전거로 과연 얼마를 벌수있을까? 그 때는 걍 부딪혀보자라는 마음이었다. 분명 첫 주, 그러니까 한주에 1400불정도를 벌었다. 꽤나 큰돈이다. 지금은 이렇게 벌기 어려울 것이다.
당시에 내가 고물자전거 한대로 이렇게 돈을 벌수 있었던 것은, 우버잇츠 뉴욕 1주년 기념을 맞이하여, 이벤트 비용과 리워드가 엄청 쎄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당시 고객들도 친절하고 쿨하여 팁도 어마어마하게 나오던 시기였다.
아직도 1400이란 숫자를 기억하는 이유는 뉴욕 10년 살면서 일주일 주급으로 가장 많이 받았던 내 최고 기록이 1400이기 때문이다. 배달하다가 벌줄은 몰랐었네. 암튼, 당시에는, 믿기 힘든 주행거리를 내달리고, 밤을 새가며 내달리면, 그에 합당한 보상이 주어졌지만, 지금은 우버의 마케팅이 끝났고, 최근 3년간, 배달하는 놈, 음식점, 고객, 우버, 이 4개의 변수가 수익률을 공평하게 만들려다 보니, 배달하는 사람이 돈을 알차게 벌 수있지는 않다. 적어도 맨해튼에서는.
아주 우연히 나같은 경우는, 적기를 만나, 아주 최적화된 상황에 우버배달을 했기에, 그렇게나마 돈을 벌었던 듯하다.
돈이야기 보다, 사실 소소하고 어쩌면 구질구질한 추억들이 많이 생기게 되는데, 예를 들자면, 한여름철에 허드슨 강변에서 음악을 들으며 살포시 낮잠을 잘 수 있는 여유도 자주 생긴다. 다른 우버 메신저들과 하이파이브도 하게 되고, 다운타운 패션 업체들과도 단골이 되면, 친해지게 된다. 그러면서, 문득 뉴욕거리에 정이 들게 된다. 프리랜서의 가장 큰 장점은, 내가 일하고 싶을 때, 내가 쉬고 싶을때, 스케쥴을 내가 스스로 짤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코로나로 인하여, 직장생활을 그리워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여전히 직장생활을 혐오하기 때문에. yolo는 프리랜서들의 것이지, 직장인들이 꿈꿀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메신저 프리랜서는 하루살이로 보이지만, 사실은 꽤나 매력적이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이 자유롭게 일하고, 어딘가에, 혹은 어떤 업체에 귀속되지 않고, 하루를 영위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나같은 언더독에게는 꿈의 직장이었고, 손쉽게 컨트롤 가능하고, 언제든 일할 수 있는 방편이 되어주었다. 우버 딜리버리를 1년정도 하고 났을때는, 굉장히 프리한(?) 뉴욕생활이 가능하였고, 성격도 많이 쿨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길위를 냅다 달리다 보면,
특히 6ave와 브로드웨이의 꽉꽉 막힌 트래픽을 뚫고 요리조리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 보면, 뉴욕의 정서와 속도감을 배로 느낄 수 있다. 가끔 영화 "프리미엄 러쉬"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도 든다. 그러다 쳐박고 고꾸라졌지만.
나는 공돌이다. 하지만 예술을 사랑한다. 맨해튼 동쪽의 이스트 리버의 밤풍경은 예술이다. 뉴저지에서 바라보는 스카이라인은 밀리언 뷰라고하지만, 그다지 내게는 감동이 없다. 하지만, 동쪽에서 바라보는 맨해튼은 참 무언가 설레게하더라.
다운타운에서 물건을 받아서 브룩클리으로 배달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있는데, 배달 단가가 엄청 쎄다. 당시에 보로경계를 벗어나면, 단가가 급격히 쎄지는 경향이 있었다. 돈도 돈이지만, 윌리엄스벅 브릿지를 건너는 건 꽤나 신나는 일이었다. 이 다리는 자전거길과 도보길이 따로 있는데, 오를때는 힘들지만, 절반을 넘어가면 내리막길이 나온다. 내리막길에서 결코 브레이크를 잡아선 안된다. 잘못하면 뒤에서 친다. 노브레이크 원체인 자전거는 계속 달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힙한 메신저는 노브레이크 원체인 자전거로 달리기 때문에, 내가 브레이크를 잡는 순간, 뒤에 오는 놈과 고꾸라질수 있다.
고꾸라지면, 음식은 물론 날아가고, 수당도 날아간다. 남의 나라와서 살면, 그 문화를 따라야한다. 뒤에서 노브레이크로 쫒아오면 부지런히 달려야 한다. 두려움은 곱게접어 하늘위로 한 다음, 냅다 달려야만 한다. 윌리엄스벅 브릿지는 그렇다. 브룩클린 브릿지는 브레이크를 써야한다. 안쓰면 고소당할수도...관광객은 곧 장애물이라...그것도 내가 윌리엄스벅브릿지를 애용했던 이유다. 관광객이 많이 없어서. 여름밤 강바람이 그렇게 쉬원할수가 없는데, 이스트리버의 바람냄새가 뉴욕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물론 넘어지면 도로묵이다. 멈추면 넘어지는 것이 메신저다. 달려야 한다.
언더독은 늘 그렇게 달려야 한다. 멈추는 순간, 무너진다. 뭐 이런 철학적인 생각까지 하게 되는 것이 메신저다. 고독을 뚫고 달려야 한다. 최소한 맨해튼 메신저라면.
언더독에게도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미드타운에서 배달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트래픽과 사람들을 뚫고 나아가야만 한다. 배달은 시간싸움이라, 음식이 식기전에 흔들림없는 딜리버리가 되어야 한다. 배달은 과학이다. 시간을 다스리고, 공간을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크리스마스의 풍경과 정취는 느끼고 살자. 다 그러려고 하는 일이니까. 곧 있으면, 크리스마스다. 코로나로 인해, 분위기가 적적하지만, 다음주에, 코로나를 이겨내고 다시금 록펠러가 밝아지기를 소망해본다.
다시 북적북적되는 미드타운을 감히 예상하긴 힘들겠지만, 쿨하게, 뉴욕스럽게 극복하길 바래본다.
보통 새벽부터 밤까지 배달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상황이 펼쳐지는데, 다치면 안된다. 미국 보험은 늘 부드럽게 다루어야 한다. 도시의 불빛이 아득하게 느껴진다면, 이제 퇴근해야 할 시간이다. 자전거 위에서 하루종일 있다보면, 엉덩이에 뿔이난다. 진짜 뿔이난다. 믿거나 말거나, 정말 뿔이 난다. 자전거를 들쳐매고, 지하철로 향하였다. 새벽시간, 덜커덩거리는 지하철에 자전거를 껴안고 잠이 들면, 내려야 할 스테이션을 지나쳐가기 일수다. 다리는 덜덜 떨리고, 손은 얼어붙는다.
하루 평균 14~16시간의 배달을 하였다. 이제는 체력이 저질이 되어 다시 할수 없는 일이 되었지만, 많이도 정들었던, 추억이 많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일을 결코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현실은 철학이 아니니까.
업타운에는 영화 "조커"의 촬영지가 있다. 언더독은 늘 삶을 오를 때, 기어오르더라도, 내려올 땐, 조커처럼 쿨하게, 신나게 내려와야 한다. 그 어떤 폭풍우도 반나절을 넘지 않는다 하였다. 나의 뉴욕 오르막길도 반나절은 지난 듯 하다.
내려갈 땐, 진정 신나게 내려갔으면 좋겠다. 조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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